개념
부적합이 없는 기관은 좋은 기관이 아니다
인정 심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역설이 있다.
부적합 기록이 한 건도 없는 기관은 잘하는 기관이 아니라 발견하지 못하는 기관 으로 의심받는다.
평가 대상은 "문제가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처리하는 체계가 작동하는가"다. 이 관점은 사내 QA의 결함 지표를 보는 눈과 같다 — 결함이 0건인 릴리스는 품질이 완벽한 것일 수도 있고 테스트가 얕은 것일 수도 있다.
모듈 31 레슨 6에서 이미 성적서 오류 한 건을 수습해 봤다. 정정 형태를 고르고 고객에게 통지하고 개정본을 발행하는 절차였다. 이 레슨은 그 한 층 위에서,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체계 를 다룬다.
| 모듈 31 레슨 6 | 이 레슨 | |
|---|---|---|
| 단위 | 성적서 한 건 | 품질시스템 |
| 질문 | 이 문서를 어떻게 고치나 | 왜 이 일이 가능했고 무엇을 바꾸나 |
| 조항 | 7.8.8 개정, 7.9 불만, 7.10 부적합 | 7.10 + 8.5·8.6·8.7·8.8·8.9 |
| 증거 | 개정본, 통지 기록 | 시정조치 기록, 내부심사 보고서, 경영검토 회의록 |
7.10 — 멈출 권한을 문서에 적어 둔다
부적합 업무(nonconforming work)는 "우리 활동이나 결과가 우리 절차 또는 고객과 합의한 요구에 맞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사후 반성이 아니라 미리 정해 둔 권한 이다.
절차서에 반드시 적혀 있어야 하는 것은 다섯 가지다.
① 책임과 권한 누가 부적합을 판정하는가
② 즉시 조치 작업 중지 · 성적서 보류 · 결과 회수 중 무엇을 언제
③ 중대성 평가 고객 영향이 있는가, 이미 나간 결과가 있는가
④ 결정 수용 가능한지 여부와 그 근거. 고객 통보와 업무 회수
⑤ 업무 재개 권한 누가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말하는가⑤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져 있다. 문제가 터졌을 때 멈추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재개 결정을 누가 하는지 정해 두지 않으면 담당자가 눈치를 보며 알아서 재개한다. 그러면 "시정조치가 확인되기 전에 업무가 재개되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③ 중대성 평가는 판단의 무게중심이다. 여기서 나오는 답에 따라 이후 경로가 완전히 갈린다.
| 중대성 판단 | 후속 |
|---|---|
| 결과에 영향 없음, 외부로 나가지 않음 | 내부 정정 + 기록 |
| 결과에 영향 있음, 아직 나가지 않음 | 발행 보류 후 재작업 |
| 결과에 영향 있음, 이미 나갔음 | 고객 통보 + 개정·회수 (모듈 31 레슨 6) |
| 같은 원인이 다른 건에도 있을 가능성 | 전수 조사 후 위 판단을 건별로 |
마지막 줄을 건너뛰는 것이 부적합 처리에서 가장 값비싼 실수다. 서식·스크립트· 장비 설정에서 온 오류는 거의 항상 여러 건에 걸쳐 있다.
8.7 — 시정(correction)과 시정조치(corrective action)는 다르다
용어가 비슷해서 실무에서 뒤섞이는데, 이 구분이 조항 전체의 뼈대다.
| 시정 | 시정조치 | |
|---|---|---|
| 대상 | 발생한 결과 | 발생한 원인 |
| 예 | 잘못된 성적서를 개정본으로 대체 | 전사 단계를 없애고 원자료에서 표를 자동 생성 |
| 없으면 | 고객이 잘못된 문서를 계속 갖고 있다 | 같은 일이 반복된다 |
8.7.1이 요구하는 순서는 이렇게 읽힌다.
a) 부적합에 대응한다 통제하고 시정한다 · 결과(consequence)를 처리한다
b) 원인 제거의 필요성을 평가한다
- 부적합을 검토·분석한다
- 원인을 규명한다
- 유사한 부적합이 이미 있는지, 또는 생길 수 있는지 판단한다
c) 필요한 조치를 실행한다
d) 시정조치의 유효성을 검토한다
e) 필요하면 계획 단계에서 정한 리스크와 기회를 갱신한다
f) 필요하면 경영시스템을 변경한다b)의 셋째 줄이 곧 앞서 말한 전수 조사이고, d)가 대부분의 기관이 빠뜨리는 단계다. 조치를 했다는 기록은 있는데 그 조치가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한 기록 이 없으면 시정조치는 완결되지 않는다.
8.7.3은 기록으로 두 가지를 남기라고 요구한다 — 부적합의 성격·원인·취한 조치, 그리고 시정조치의 결과.
근본 원인을 어디까지 파는가
"담당자 부주의"로 끝나는 원인 분석은 시정조치로 "교육 실시"를 낳고, 같은 부적합이 반년 뒤 재발한다. 원인을 사람에서 구조 로 옮기는 것이 이 단계의 목적이다.
| 원인 분석이 멈춘 자리 | 나오는 시정조치 | 재발 여부 |
|---|---|---|
| 담당자가 실수했다 | 교육·주의 공지 | 거의 확실히 재발 |
| 절차서에 그 단계가 없었다 | 절차서 개정 | 절차를 지키면 막힌다 |
| 절차는 있었는데 지킬 수 없는 구조였다 | 서식·도구·일정 변경 | 구조적으로 막힌다 |
세 번째 줄이 목표 지점이다. 다섯 번 왜를 묻는 5-Why든 인과 다이어그램이든 기법은 무엇이든 좋지만, "사람이 조심하면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면 아직 덜 판 것 이라는 기준만은 지켜야 한다.
소프트웨어 시험소의 실제 예로 보자.
부적합 성적서에 적힌 p95 값이 원자료와 다르다
1why 담당자가 표를 잘못 옮겼다
2why 원자료에서 성적서 표까지 사람이 옮기는 단계가 있었다
3why 집계 스크립트가 요약값만 출력하고 표 형식은 만들지 않았다
4why 성적서 서식이 도구 출력과 다른 순서·단위를 요구한다
조치 스크립트가 성적서 표 형식으로 출력하도록 바꾸고,
발행 전 원자료 재생성 대조를 절차에 넣는다 (레슨 4 과제 4)
유효성 이후 3개월 발행 건에서 전사 오류 0건임을 확인8.5·8.6 — 리스크와 개선은 부적합의 앞뒤에 붙는다
8.7만 보면 이 체계는 사후 대응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앞뒤가 있다.
- 8.5 리스크와 기회에 대한 조치 — 부적합이 일어나기 전에, 어디서 일어날 수 있는지 식별하고 조치를 계획한다. 모듈 4의 리스크 기반 테스트와 발상이 같다
- 8.6 개선 — 개선 기회를 찾고 고객으로부터 긍정·부정 피드백을 모두 구한다. 불만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은 다르다
8.5는 소프트웨어 시험소에서 특히 쓸 만하다. 환경 변동, 도구 버전 업그레이드, 인력 한 명에 몰린 특정 시험항목 — 이런 것들이 리스크 등록부에 올라가 있으면 사고가 났을 때 "예측 못 한 일"이 아니라 "관리 중인 리스크가 발현한 일"이 된다. 평가에서 이 차이는 크다.
8.8 — 내부심사는 프로그램이다
내부심사는 연례 행사가 아니라 프로그램 으로 요구된다. 8.8.1은 심사가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정한다 — 경영시스템이 ① 기관 자신의 요구사항과 17025 요구사항에 적합한가 ② 효과적으로 실행·유지되고 있는가.
8.8.2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의 구성 요소는 이렇다.
| 요소 | 실무에서 정할 것 |
|---|---|
| 주기(frequency) | 조항·활동별로 얼마나 자주. 전 조항을 매년 한 번에 볼 필요는 없다 |
| 방법 | 문서 검토·면담·입회 관찰·기록 표본 추출 |
| 책임 | 심사원 지정. 독립성 확보 (레슨 2) |
| 계획 요구사항 | 심사 기준과 범위를 심사마다 정의 |
| 보고 | 결과를 관련 경영진에 보고 |
| 후속 | 부당한 지체 없이 시정·시정조치 실행 |
| 기록 | 프로그램 이행과 심사 결과의 증거 유지 |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고려하라고 명시된 입력이 셋이다 — 해당 활동의 중요도, 기관에 영향을 주는 변화, 이전 심사 결과. 즉 매년 같은 체크리스트를 돌리는 것은 조항이 요구하는 설계가 아니다. 작년에 지적이 많았던 영역과 올해 장비·인력·방법이 바뀐 영역에 무게를 더 줘야 한다.
실무에서 효과가 큰 설계는 분산 심사 다. 1년에 한 번 3일간 전체를 보는 대신, 분기마다 영역을 나눠 보는 방식이다. 지적사항이 작을 때 잡히고, 시정조치가 다음 심사에서 자연스럽게 검증된다.
심사원 역량도 조항 밖에서 갈린다. 체크리스트를 읽는 심사원은 "절차서가 있습니까"를 묻고, 잘하는 심사원은 "이 성적서의 이 값을 원자료까지 따라가 봅시다" 라고 말한다. 후자가 평가반이 실제로 하는 방식이므로, 내부심사를 그렇게 해 두면 외부 평가가 예측 가능해진다. ISO 19011이 심사 기법의 참고 지침으로 인용되어 있다.
8.9 — 경영검토는 회의록의 입력 목록이 요구사항이다
경영검토는 형식만 남기 쉬운 조항인데, 8.9.2가 입력 항목을 열거하고 있어서 회의록의 목차가 사실상 정해져 있다.
a) 기관과 관련된 내·외부 이슈의 변화
b) 목표 달성 여부
c) 정책·절차의 적절성
d) 이전 경영검토 조치사항의 진행 상태
e) 최근 내부심사 결과
f) 시정조치
g) 외부 기관의 평가 결과 ← KOLAS 사후관리·갱신평가
h) 업무량·업무 유형·활동 범위의 변화
i) 고객·직원 피드백
j) 불만
k) 실행된 개선의 효과여기에 리스크 식별 결과, 결과 유효성 보증 활동(숙련도시험 포함) 결과, 자원의 충분성 같은 항목이 더 붙는다. 회의록에 이 목차가 없으면 무엇을 검토했는지 증명할 수 없다.
이 목록을 거꾸로 읽으면 1년치 기록 체계의 점검표가 된다. e)를 쓰려면 내부심사 보고서가 있어야 하고, f)를 쓰려면 시정조치 대장이 있어야 하고, j)를 쓰려면 불만 접수 기록이 있어야 한다. 경영검토 회의록을 쓰다 보면 빠진 기록이 드러나는 구조 다.
KOLAS 평가에서 부적합을 받았을 때
외부 평가의 부적합은 기한이 박혀 있다. 절차 쪽 숫자를 정리하면 이렇다.
| 단계 | 기한 |
|---|---|
| 문서심사 지적사항 | 30일 이내 시정 완료 후 결과 제출 |
| 현장평가(최초·갱신) 부적합 | 평가 종료 후 3개월 이내 시정 완료 |
| 사후관리 평가 부적합 | 1개월 이내 |
| 재시정이 필요한 경우 | 2주 이내 완료 |
| 진행 조건 | 모든 부적합이 해소되어야 다음 단계로 간다 |
부적합의 무게도 등급으로 나뉜다. KOLAS 운영요령은 치명적·중대한·경미한 사항으로 구분하고, 등급에 따라 행정처분이 달라진다. 소프트웨어 시험소에 해당할 만한 예를 옮기면 이렇다.
| 등급 | 예 |
|---|---|
| 치명적 | 시설·환경이 시험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공인성적서를 발급, 숙련도시험 결과에 대한 공모 |
| 중대한 | 장비·환경·시험방법 적용이 부적절한 상태에서 공인성적서 발급, 필수 원시데이터 등 기술기록의 일부를 확인할 수 없음(사유 제시 불가), 핵심 인력(기술책임자·품질책임자) 미확보,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조치 결과를 기한 내 미보고, 숙련도시험 참가 실적 미충족 또는 불만족 결과 후 기간 내 미개선 |
| 경미한 | 사소한 부주의로 인정마크 운영요령을 준수하지 않고 인정표시를 오용, 인정받지 않은 항목이 섞였는데 인정과 무관함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음 |
네 번째 줄을 눈여겨보자. 시정조치 결과를 기한 내에 보고하지 않는 것 자체가 '중대한 사항' 이다. 원래 지적받은 부적합보다 미보고가 더 무거워지는 경우가 실제로 생긴다. 기한 안에 끝낼 수 없다면 침묵하는 대신 계획서를 제출하는 것이 언제나 낫다 — 숙련도시험 불만족 처리에서도 같은 구조였다 (레슨 3).
실무에서 왜 필요한가
이 체계가 작동하는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의 차이는 평가 결과보다 평균 수습 시간 에서 먼저 드러난다. 권한과 기한이 절차에 적혀 있으면 문제가 터진 날 움직이고, 없으면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를 알아보는 데 며칠이 쓰인다. 그 며칠이 고객의 선택지를 줄인다(모듈 31 레슨 6).
제품사 QA에게는 협상 근거가 된다. 시험기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때 7.9(불만)와 7.10(부적합 업무)을 짚어 요구하면, "재시험해 주세요"라는 부탁이 절차의 발동 으로 바뀐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결과가 다른 대표적인 영역이다.
사내 QA로 옮기면 이 레슨 전체가 그대로 프로세스 개선의 뼈대다. 장애 회고를 근본 원인까지 파고, 재발 방지 조치의 유효성을 나중에 확인하고, 분기마다 프로세스를 자체 감사하고, 그 결과를 경영에 보고하는 것 — 이름만 다르고 구조는 같다. 모듈 7에서 다룬 프로세스 개선과 모듈 26에서 다룬 경영 보고가 여기서 만난다.
채용시장에서의 위치
시험인증기관에서 이 영역은 품질책임자 직무의 정의 그 자체다. 공고에 "내부심사 수행", "부적합·시정조치 관리", "인정기구 평가 대응"이라고 적힌 자리다. 여기에 KOLAS 지정 전문인력양성기관의 내부심사자 교육 이수가 자격 요건으로 붙는 경우가 많다(레슨 2).
품질경영 쪽으로 넓히면 같은 능력이 ISO 9001 내부심사원, ISO 13485, IATF 16949, ISMS-P 심사 대응으로 이어진다. 제도가 달라도 8장의 구조는 거의 같다 — 문서·기록·리스크·개선·시정조치·내부심사·경영검토.
면접에서 힘 있는 답변의 형태는 이렇다. "부적합 다섯 건의 원인이 모두 '담당자 부주의'로 적혀 있고 조치는 모두 '교육'이었습니다. 재발률을 세어 보니 세 건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원인 분석을 구조 층까지 내리도록 서식을 바꾸고, 조치 3개월 뒤 유효성 확인을 필수 항목으로 넣었습니다. 다음 사후관리 평가에서 부적합 건수는 늘었지만(자체 발견 포함), 반복 부적합은 0건이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이 영역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형태다.